최근 몇 년간 금값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습니다. 달러 강세와 금리 상승에도 불구하고 금값이 꾸준히 오르는 현상은 많은 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금값 상승의 구조적 원인과 함께, 금보다 더 매력적인 투자처로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은(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금값은 왜 계속 오를까?
과거 경제학 교과서에서는 “금리가 오르면 금값은 떨어진다”라고 가르쳤습니다. 금은 이자가 없는 자산이므로, 이자가 높을 때는 사람들이 이자를 주는 상품으로 이동하고 금값은 하락한다는 논리였죠.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이 상관관계는 완전히 깨졌습니다. 달러 강세와 금리 상승에도 불구하고 금값은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1. 실질 금리가 핵심이다
금값 상승의 가장 중요한 요인은 ‘실질 금리’입니다. 실질 금리란 명목 금리에서 물가 상승률을 뺀 값으로, 실제로 우리가 경험하는 금리의 실질적 가치를 나타냅니다.
“실질 금리가 마이너스로 빠져드는 순간이 바로 사람들이 ‘금에 투자해야겠다’고 결심하는 변곡점입니다. 이는 현금을 들고 있는 것 자체가 손해라고 인식하기 시작하는 지점이죠.”
지난 90년간의 데이터를 분석해보면, 실질 금리가 마이너스로 처음 빠져들었던 1934년, 1970년, 2002년, 그리고 2019년에 금값이 크게 상승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2019년부터 이미 금의 슈퍼 사이클이 시작되었고, 여기에 트럼프의 관세 정책,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탈달러화 현상 등이 더해지면서 금값 상승이 가속화되었습니다.
2.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 러시
전 세계 중앙은행들은 2010년부터 금을 순매수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2022년부터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이 통계 작성 이래 최고 수준으로 급증했다는 것입니다. 매년 1,000톤 이상의 금을 중앙은행들이 사들이고 있으며, 이는 3년 연속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의 배경에는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있습니다.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의 외환보유고 중 달러 자산을 동결시키자, 다른 국가들은 “미국과 관계가 틀어지면 달러 자산이 위험해질 수 있다”는 교훈을 얻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많은 국가들이 달러 자산 비중을 줄이고 금 보유량을 늘리고 있습니다.
3. 중국의 금 매입 전략
중국은 공식적으로 3,000톤의 금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실제 보유량이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보수적으로 볼 때도 약 5,000톤, 일부 전문가들은 최대 2만 톤까지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을 제기합니다.
중국의 금 매입 전략에는 브릭스(BRICS) 국가들과 함께 새로운 통화를 만들려는 계획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 새로운 통화는 금을 포함한 상품 바스켓을 담보로 한 화폐가 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케인즈가 브레튼우즈 체제에서 제안했던 ‘방코르(Bancor)’ 시스템과 유사합니다.
왜 전문가들은 금보다 은(銀)에 주목할까?
금에 대한 투자에 밝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실제로 은(silver)에 대한 투자 비중이 높습니다.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할 수 있지만, 금 투자에 통찰력이 있는 사람들은 은에 주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 이유를 살펴보겠습니다.
1. 금과 은의 가격 상관성과 변동성
지난 50년간의 데이터를 보면, 금과 은의 가격은 매우 높은 상관관계를 보입니다. 둘 다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만, 중요한 차이점이 있습니다. 바로 은의 가격 변동성이 훨씬 크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1970년대에 금값이 약 7배 상승할 때 은값은 12배 이상 올랐습니다. 즉, 금값이 오를 때 은값은 보통 1.5~2배 더 크게 상승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2. 시장 규모와 유통 물량의 차이
은 시장은 금 시장의 약 1/10 규모에 불과합니다. 이는 주식 시장에서 대형주와 소형주의 관계와 유사합니다. 대형주가 상승할 때 소형주가 더 크게 오르는 것처럼, 금 가격이 상승할 때 은 가격은 더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또한 산업적 수요 측면에서도 큰 차이가 있습니다. 금의 경우 산업 수요는 전체의 약 10%에 불과하지만, 은은 전체 수요의 절반 이상이 산업용으로 사용됩니다. 이는 실제로 투자 목적으로 유통될 수 있는 은의 물량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금은 유통 주식이 80%인 회사라면, 은은 유통 주식이 20%밖에 안 되는 회사와 같습니다. 투자 수요가 급증하면 은 가격의 상승 폭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3. 실물 프리미엄의 차이
금거래소에서의 경험에 따르면, 금괴의 프리미엄은 약 7% 수준으로 안정되었지만, 은의 프리미엄은 여전히 높게 유지되고 있습니다. 이는 은의 공급 자체가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입니다. 투자 수요가 증가하면 그 제한된 공급량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져 프리미엄이 더욱 높아질 수 있습니다.
실물 귀금속 투자의 장단점
실물 귀금속에 투자할 때 가장 큰 단점은 부가가치세(10%)와 매수-매도 가격 차이(약 10%)로, 총 약 20%의 초기 비용이 발생한다는 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전문가들이 실물 투자를 선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1. 잠재적 수익률의 크기
은은 상승기에 10배 이상 오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경우, 초기 비용 20%는 큰 의미가 없어집니다. 더구나 ETF나 주식형 펀드로 투자할 경우 양도소득세나 배당소득세(15.4%)가 부과되므로, 대규모 상승 시에는 실물 투자가 세후 수익률 측면에서 더 유리할 수 있습니다.
2. 실물 프리미엄의 이점
위기 상황에서는 실물 귀금속에 높은 프리미엄이 붙을 수 있습니다. 최근에도 금괴에 20%, 은에는 30~40%까지 프리미엄이 붙었던 사례가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부가가치세를 포함한 초기 비용을 훨씬 상회하는 이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3. 비용 효율적인 투자 방법
부가가치세 부담을 줄이는 방법도 있습니다. 개인 간 거래 플랫폼을 활용하면 부가가치세 없이 귀금속을 거래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사기나 도난 위험이 있을 수 있으므로, 신뢰할 수 있는 중개 플랫폼을 이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은 투자의 다양한 방법
은에 투자하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가장 대중적인 방법은 ‘실버 바(Silver Bar)’를 구매하는 것입니다. 금거래소나 금은방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습니다.
더 전문적인 투자자들은 ‘은 그래뉴(Silver Granule)’를 선호합니다. 이는 은 알갱이 형태로, 실버 바를 만드는 원재료입니다. 공임 비용이 없어 더 저렴하게 은을 구매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지정학적 긴장과 금의 미래
우크라이나 전쟁이 종전 국면에 접어들면 금값이 하락할까요?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을 것 같습니다. 오히려 우크라이나 전쟁의의 종결은 새로운 지정학적 위험을 불러올 수 있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서방의 개입이 전쟁을 장기화시켰다는 사실을 목격한 후, 트럼프의 ‘국제 경찰 노릇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은 다른 국가들에게 영토 분쟁을 일으킬 기회로 인식될 수 있습니다. 이는 결과적으로 지정학적 위험을 높이고,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수요를 더욱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또한 2008년부터 시작된 탈세계화 추세는 2018년 트럼프의 무역전쟁으로 가속화되었고, 앞으로도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역사적으로 탈세계화는 1차, 2차 세계대전 시기에도 있었으며, 지정학적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금은 안전자산으로서의 가치를 계속 유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마치며
금과 은 가격의 상승은 단순한 투기가 아닌, 실질 금리, 중앙은행들의 정책 변화, 지정학적 위험 증가 등 구조적인 요인에 기인합니다. 특히 은은 금에 비해 가격 변동성이 크고 산업 수요 비중이 높아, 상승장에서 더 큰 수익 잠재력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투자에는 위험이 따릅니다. 귀금속 투자를 고려한다면, 자신의 투자 목표와 위험 수용 능력을 충분히 고려한 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글에서 제공한 정보가 여러분의 투자 결정에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주의: 이 글은 투자 조언이 아닌 정보 제공 목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실제 투자 결정은 개인의 판단에 따라 이루어져야 합니다.